가야금이 10줄인가? 12줄인가?
갸우뚱 거리며 가야금 교실 문을 두드리던 날,
새로 들어온 신입생과 선배님들이 가야금 줄 당기고 매는
수업을 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책상 앞에 놓여 진 가야금과 가위, 송진!…….
송진의 용도가 무척 궁금했습니다.
문득 아들이 바이올린을 배울 때 활에 송진 칠하는 걸
본 기억이 나서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가야금12줄에
열심히 송진을 칠해버리고 선생님의 불호령에 깜짝 놀라
쳐다보니 송진의 용도는 따로 있었습니다.
송진 묻은 12줄을 다 잘라내고 다시 매는 작업을 시작으로
10여년이 지난 지금, 그래서인지 가야금연주 보다
가야금 줄 매는 게 더 자신 있습니다.
처음 산조를 접할 때 선생님의 소리를 흉내조차도 낼 수 없던 게
악기가 나빠서라고 남편 졸라서 악기를 바꿨던 기억이랑,
꾸준하게 공부 하는 습관이 부족한 시절 발표회를 앞두고
무리한 연습 때문에 정작 그 날은 손가락이 터져
가야금줄에 피 묻혀가면서 끝까지 아픔 을 참았던 일, 등
또 다른 여러 우여곡절 때문에 가야금을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있었으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힘들었던 날 들도 단 하루
소중하지 않는 날이 없었습니다.
결론은 하면 되는 게 아니라 해야 되는 거였습니다.
늘 입버릇처럼 이야기 합니다.
가야금은 거짓말 할 줄 모르는 정직한 친구이며
노후에 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줄 반려자라고...
창단공연을 앞두고 감회가 새롭습니다.
힘들 때 그만 두었다면 지금의 즐거움을 알지 못했을 테니까요.
혹시 자신도 가야금공부를 해 보고 싶다면 지금 문을 두드리십시오!
글/문은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