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의 빙하도 녹이고 있다는 온난화 현상 때문에 몇 배 더운 여름을 힘들게 나면서 없으면 죽을 것 같은 사랑스런 에어컨 반경 앞에서만 어정거리고 지냈다.
계절상으로 10월이 되면 시원히 불어오는 풍년바람으로 너나없이 조금은 부자가 된 듯 들떠있어야 하는데 세계 도처에서 예기치 못하게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이 자꾸만 앞가슴을 움츠리게 한다.
눈 멀고 귀 먼 계절 탓에 공연 때 연주할 곡들을 받아 놓고 초두에는 이러저러한 일로 연습을 뒷전으로 밀치고 미루다 보니 하기 싫어지고....., 그러다가 공연 날이 한발 한발 다가오니 연습부족으로 손마디는 통통하게 살이 오른데다 유난히 감퇴된 기억력 때문에 입술이 부르트도록 왕스트레스다.
살아온 세월에 비례 속은 더 좁아터지고 아주 작은 일에도 상처받기 쉬워지는 일상을 타파하고자 12줄 명주실과 친구삼아 생을 후회 없고 아름답게 만들고자 마음을 굳히고 슬픔과 기쁨을 나누기를 수 삼년, 이렇게 공연 날짜가 다가오면 은근히 내 삶이 윤택해져 있음을 새삼 느낀다.
누군가 나를 불러준다면 여유를 갖고 뒤돌아 볼 수도 있도록
‘ ~ ♪♬풍년이 왔네 풍년이 왔네∼ ♬
♪♬ 명년 춘삼월에 ♪♬
♪♬ 화전놀이 가자∼ ♪♬’ 가야금과 더불어 목청껏 노래 불러본다.